감자 모양 위성 포보스가 가린 화성의 태양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의 위성인 포보스가 태양 앞을 지나가는 일식 장면을 촬영했습니다. 지난달 12일 마스트캠-Z(Mastcam-Z) 카메라로 포착한 장면입니다.
촬영에는 일식 관측용 안경에 쓰이는 것과 비슷한 태양 필터가 활용되었습니다. 사진 속 포보스는 둥근 구형이 아닌 울퉁불퉁한 감자 형태로 태양 원반 일부를 가리고 지나갔습니다.
포보스는 지름 약 22km 크기의 아주 작은 위성입니다. 화성 표면에서 약 6,000km 상공을 돌고 있으며, 공전 주기는 약 7시간 39분에 불과합니다.
화성의 자전 주기보다 공전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일식은 순식간에 끝납니다. 태양을 최대로 가려도 면적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태양 앞을 완전히 가로지르는 시간도 채 1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1분도 안 되는 일식 사진에 담긴 공학적 가치

로버가 화성에서 일식을 찍는 것은 단순한 천체 사진 수집 목적이 아닙니다. 이 관측 데이터는 포보스의 궤도를 오차 100m 이내로 정밀 측정하는 핵심 기준점으로 쓰입니다.
우주과학연구소의 마크 레몬 행성과학자는 탐사선이 포보스에 훨씬 가까이 위치해 있어, 태양을 배경 삼아 위치를 재는 방식이 지구상 가장 큰 망원경으로 보는 것보다 정확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이 방식이 지상 관측의 물리적 한계를 탐사 로버의 현장성으로 영리하게 극복한 사례라고 봅니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작은 천체의 미세 궤도 변화를 측정하려면 현지 기준점만 한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화성 표면에서의 일식 관측은 2004년 오퍼튜니티를 시작으로 스피릿, 큐리오시티, 퍼서비어런스까지 약 30년간 이어져 왔습니다.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는 포보스가 화성 중력에 의해 서서히 끌려 내려오는 궤도 변화를 추적하는 데 쓰입니다.
직접 착륙으로 이어지는 탐사 계획, MMX 프로젝트
지금까지 여러 탐사선이 포보스 근접 비행을 진행했지만, 표면에 직접 닿은 기체는 아직 없습니다. 축적된 궤도 데이터는 이제 실제 착륙선 투입 단계에서 쓰이게 됩니다.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NASA는 화성 위성 탐사선 'MMX(Martian Moons eXploration)'를 공동 개발 중입니다. MMX는 올해 10월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3-24L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입니다.
MMX 탐사선은 2027년 포보스에 도착해 조사를 벌이고, 표면 시료를 채취해 2031년 지구로 귀환하는 일정을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퍼서비어런스가 보내온 짧은 일식 사진은 우주 쇼의 기록이라기보다, 향후 10년간 진행될 위성 샘플 회수 임무의 진입 궤적을 닦는 사전 작업에 가깝습니다.






